필리핀 초법적 살인에 대한 NCCK의 입장
필리핀 초법적 살인에 대한 NCCK의 입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필리핀의 교회와 함께 지난 반 세기 이상을 필리핀 사회의 민주화와 인권신장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행동해 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이후 날로 악화하고 있는 인권상황에 대해 염려하는 가운데, 지난 8월 10일과 17일 필리핀 인권운동가이며 평화운동가인 렌달 에카니스와 자라 알바레즈가 자경단에 의해 비참하게 살해당했다는 비보를 접하였다. 먼저 우리는 이들의 죽음에 대하여 깊이 애도하고 유족들 위에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길 바라며, 이들의 죽음을 방치하고 오히려 조장해 온 필리핀 정부의 반인권적인 행태에 대하여 필리핀의 모든 양심 세력들과 함께 분노한다. 특별히 본회와 한국의 시민단체들은 지난 2월, 고(故) 자라 알바레즈 여사를 한국으로 초청하여 필리핀 인권보고대회를 갖고 여러 가지 일들을 협력하고 있던 중이었다.
아시아의 민중들은 존엄과 자유를 탄압하고 죽음의 세력과 결탁하여 권력을 유지해 온 독재 정권의 비참한 말로를 수없이 목도해 왔다. 이에 우리는 무고한 시민들에게 불법적 행위를 가하고 납치와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두테르테 정권의 폭정에 엄중 항의한다. 아울러 필리핀 정부에 국가의 가장 중요한 본연의 의무 즉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충실할 것을 촉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요구를 밝힌다.
1. 필리핀 정부는 초법적 살인을 비롯한 고문, 납치, 실종 등 온갖 인권유린을 즉각 중단하고 인권 관련 모든 국제 규범을 준수하라.
2. 필리핀 정부는 란달 에체니즈와 자라 알바레즈를 포함한 모든 초법적 살인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처벌과 배상을 즉각 이행하라.
3. 필리핀 정부는 언론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4. 유엔인권이사회 회원국인 한국정부는 9월에 있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필리핀인권상황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지지하라.
5. 국제사회는 필리핀 정부의 인권유린 사태를 방치하지 말고 유엔 등을 통하여 인권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
2020년 8월 2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이 홍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