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알바레즈 (인권운동가) 선생과의 인터뷰

2016년 필리핀 제16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범죄/마약과의 전쟁을 빌미로 무고한 시민들의 인권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COVID 19 상황이 더해져 필리핀의 인권상황은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필리핀 인권운동가인 자라 알바레즈 선생과의 인터뷰를 통해 필리핀 인권상황에 대해 들어 본다.  

자라 선생은 2012년 10월 필리핀 정부군 소위였던 폴랜조 살해혐의로 체포되었다. 필리핀 당국은 이사건과 관련하여 자라 선생을 포함한 총 52인을 반군단체인 “필리핀 신 인민군”(NPA) 소속 고위 간부라고 주장하면서 구속, 기소하였다. 그러나 그들 중 자라 선생을 포함한 22명은 뚜렷한 증거와 증인 없이 기소되었고, 그녀는 2014년 7월 보석으로 석방되었다. 지난 3 월 자라 선생은 폴랜조 살해 사건에 대해 최종적으로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날조된 사건으로 판명된 것이다. 자라 선생은 교육자이고 인권운동가이다. 구속 당시 자라 여사는 북부 네그로스 인권연합에서 일하고 있었다.

1. 필리핀 인권침해상황이 어떤가요?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 2016년에 시작한 마약과의 전쟁, 반란군 소탕 프로그램과 범죄와의 전쟁으로 인해 (특별히) 가난한 사회계층 사이에서 정당한 법적절차 없는 살해(extra judicial killings)와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권침해 상황은 필리핀이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사회갈등과 맞물려 복잡한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필리핀 경찰의 재정적, 정치적 강화와, 특히 그들에게 부여된 사실상의 면책특권은 필리핀의 많은 지역들에서 국가 폭력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권침해와 민주화 후퇴라는 총체적인 난국에 처해 있습니다.

마르코스 정권 이후 지금까지의 필리핀 민간정부들은 정부조직의 군사화를 진행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군 (AFP)과 필리핀 경찰 (PNP)의 전직 장교 73인 이상을 주요 정부 요직과 정부가 소유하고 있거나 통제하고 있는 기업의 CEO로 임명했습니다.

공공기관에 속한 세력들이 인권운동가들을 비판하고 탄압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언행이 이러한 탄압에 명시적으로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 스스로가 공개 연설에서 여러 번 진보 조직들과 반대자들을 태그하고 비난했습니다. 2019년 2월 남 루존 필리핀 군사령관인 팔레이드의 부하 군인들이 보스니아나 스위스, 벨기에로 급파되어 유럽연합과 벨기에 외무부에 필리핀의 30개 비정부기구, 특히 필리핀 농촌사역팀(RMP), 이본(IBON) 재단, 카라파탄, 알카데브에 대한 재정지원을 중단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들은 그러한 지원금이 “테러 행위”에 사용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군 당국의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두테르테와 그의 충복들은 인권 변호사들과 인권 운동가들에 대한 비난을 시작했을 때, 그들을 필리핀 공산당과 신인민군(NPA)의 “법정연대전선”으로 태그를 달아 탄압했습니다. 이는 국가가 이러한 인권 그룹들을 공공의 적으로 낙인 찍는 것과 유사합니다. 이러한 정권의 탄압들이 인권 운동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현 정권하에서 조작된 사건으로 기소되고 불법체포 및 구금을 당하는 활동가와 반정부 인사들의 수가 놀랍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두테르테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반대한 상원의원인 라일라 데 리마 상원의원과 정치적 숙적인 안토니오 트라일라네스 상원의원을 각 각 마약관련 혐의와 내란선동 혐의로 체포하고 보석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과거 행정부가 안토니오 의원에게 부여한 사면을 인정치 않은 것입니다. 또한 칼리다 법무장관은 롤데스 세레노 대법원장이 재산신고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탄원서를 제출했고 이 탄원서를 근거로 두테르테의 사람들이 다수인 대법원은 롤데스 대법원장을 사퇴시켰습니다. 두테르테 정부가 필리핀 사법 사상 전례가 없는 반헌법적인 행위를 저지른 것입니다. 레니 로브레도 VP, 라살레 대학 총장인 마누엘 디 오크노, 전 법무장관 플로리 힐 베이, 전 하원 부의장 에린 타나다, 테어도어와 수 많은 교회 인사들이 최근 내란 선동혐의로 기소되었고, 민중변호사협회의 네리 콜메나레스 (Neri Colmenares)와 두테르테 정부의 반대자들이 납치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의회와 법무부, 관영 텔레커뮤니케이숀의 두테르테 대통령의 충복들이 연합하여 ABS-CBN 방송국을 폐쇄하였습니다.

2. COVID 19 상황이 인권침해를 악화시키고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두테르테 정부는 COVID 19에 대처하기 위하여 공화국 법 11469(Bayanihan 령)을 제정했고 정부가 이 법령을 악용해 대대적인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 법은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3월 25일부터 6월 24일까지 3개월 동안 COVID 19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코로나 상황을 빌미로 여러 차례 계엄령을 선언하겠다고 국민을 위협했고, 정부는 Bayanihan Act 및 “강화된 지역사회 방역지침”(ECQ)을 마치 “최고의 법” 인 것처럼 강제합니다.

방역은 전염병이나 질병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국민 건강에 관한 조치입니다. 그러나 두테르테의 방역관리는 자유를 축소하고 사람들의 이동을 통제하는 억압적이고 군사적인 조치를 특징으로 합니다.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으며, 대중 집회가 금지되었고 검문소가 세워졌습니다. 필리핀 경찰과 군대가 ECQ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배치되었습니다.

경찰이 시민을 괴롭히는 것이 일상화 되었고 마을 단위의 공무원들과 군은 여성, 어린이, 노인, 장애인 및 일반 시민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지역사회 검역 프로토콜과 “Bayanihan 령”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무고한 이들을 창피 주고 모욕하며, 무자비하게 폭력을 행사하며 죽이기까지 합니다.

2020년 5월, 구일랜모 엘리잘 장군은 GMA 7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필리핀 경찰이 ECQ 프로토콜을 위반한 150,000명 이상의 개인을 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2020년 5월 5일 현재, 보건부가 COVID 19 감염 테스트를 한 사람 수가 126,713명에 불과한데 경찰이 고발한 수가 이를 초과한 것은 이해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ECQ 기간 동안 확인된 인권침해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퀘손 시에서 식량구호와 긴급 도움을 요청한 21명의 지역사회 구성원이 강제 해산되고 체포되었다.

2) ECQ의 제재를 받는 지역사회에서 긴급구호 및 식량배급 활동을 하는 민간단체 활동가들을 조사, 체포 및 구금하였다.

3) 퇴역 군인으로 정신 건강문제로 고생하고 있던 윈스턴 라고씨가 규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경찰관에 의해 살해되었다.

4) ECQ 기간 동안 감염된 가족들에게 식량지원을 했다는 이유로 일로일로에 위치한 시민단체 바얀 무나의 책임자인 조리 폴퀴아가 2020년 4월 30일에 총살되었다.

5) ECQ 동안 농부인 말론 말도스, 노라 아피크, 존 파로치린이 살해되었다.

특히 COVID 19 위기 동안 국민의 건강과 보호를 위해 방역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었습니다. 대게 민간에서 이러한 방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방역 일꾼들의 근무시간이 나날이 연장되어 때로는 12-14 시간까지 지속되었습니다. 2020년 5월 5일 현재 1,772명의 의료인이 감염되어 총 9,485의 감역 사례 중 19%를 차지하였습니다. 34명의 방역 일선 일꾼들, 주로 의사와 간호사가 COVID 19로 사망했습니다.

3. 현 인권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요?

필리핀의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해결책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제 자신이 생각하는 해결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부는 국내외적으로 진보적 시민조직 및 애국적인 지도자를 “테러리스트”로 낙인 찍는 행위를 중단하고 인권운동가들을 위협하고 괴롭히는 행위 또한 중단하여야 한다.

2) 정부는 2007 인권보호법과 인권을 유린하는 모든 입법, 사법, 행정 행위를 폐지해야 한다. (MOU 명령 제32호, 행정명령 제70호, 지방명령 제5호 포함) 2007 인권보호법 혹은 테러방지법(Anti-traism)은 광범위하고, 모호하며, 시민권과 및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제한하는 독소조항들을 포함하고 있다.

MOU 명령 32호에 따라 군, 경찰,그리고 법무부(DOJ)는 “무법 폭력행위를 공모한 것으로 의심되거나 책임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국지적이고 초국가적인 정보 작전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MOU 32호 에서 “무법 폭력행위 배후 인물이나 단체에 대한 강화된 정보 작전과 신속한 수사와 기소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명령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2018년 11월 22일 사마르, 네그로스 서시덴탈, 네그로스 오리엔탈, 비콜 지역에 선포한 것이다.행정명령 70호는 2018년 12월 4일 대통령이 서명한 것으로,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고, 지역 공산주의 무장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국가 태스크 포스를 창설하고, 전 국가적 평화 프레임을 제도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3) 국가 보안군에 의해 국가의 “적당 (enemies)”으로 분류된 개인들에 대한 위협, 괴롭힘, 자의적이고 불법적인 체포와 이러한 불법행위에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Oplan Kapanatagan이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4) 정부는 군과 경찰이 만든 기구인 공동법률행동위원회(Inter Agency Committee on Law Action, IACLA)를 즉각 폐지하여야 한다. IACLA는 인권 운동가들에 대한 정치적 박해와 불법 체포, 구금을 더욱 정당화하고 체계화하여 왔다.

5) 모든 국가 기관과 시민사회가 세계인권선언과 국제인권조약 등을 준수하고 존중한다.

한국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