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민들에게 보내는 연대 편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28일 심의를 개시한 홍콩 국가보안법을 6월 30일 결국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 조항을 담은 이 법은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 부칙에 삽입되어 7월 1일부터 바로 시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위 주동자에게는 최고 종신형까지 가능하다는 국가보안법 앞에서 우리는 어떤 사회·체제에서든 존중되어야 할 인간 자유와 존엄성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다시 한번 던집니다.

언젠가부터 한국의 시민들에게 홍콩 시민들의 거리 시위는 낯설지 않았습니다. 꼭 한국 사회가 경험한 거리의 민주주의 기억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어떤 나라에서든 그 나라의 민중들과 시민들이 선택하는 진보의 여정은 되돌릴 수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선택한 거리에서의 직접행동은 홍콩 범민주파 세력이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는 바탕이 되었고, 저조했던 수십 년의 노동조합 조직률이 깨지면서 ITㆍ금융 공공ㆍ교사 민간서비스 영역에서 유례없는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참여가 시작되었습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치료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현실을 묵도하지 않않습니다.

공권력 앞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시민행동은 홍콩뿐만 아니라 어떤 권력 앞에서든 아시아 민중들과 시민들이 선택하는 함께 하는 길 위에서의 배움을 생각하게 합니다.

지난 몇 달 동안 홍콩 민주화 운동을 향한 각국 정부나 시민사회의 사회적 연대는 턱없이 부족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홍콩시민들이 선택하는 아래로부터의 행동은 오히려 오늘 이후 더욱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이 대안이 아니라고 외치는 홍콩 시민들이 외침이 공권력에 의한 탄압의 대상이 되지 않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