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조선학교의 고난과 투쟁

손미희 대표와의 인터뷰

1. 아베정권이 재일조선학교를 보조금지원에서 제외하는 등 차별을 가하고 있는데, 일본정부의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현황과 재일조선학교의 역사와 현황, 공헌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식민지 시절 일본으로 강제 징용된 우리 동포들이 해방직후 고국으로 돌아갈 날을 꿈꾸며 아이들에게 우리 민족의 말과 글, 역사를 지키기 위해 “힘 있는자 힘으로, 돈 있는 자 돈으로, 지혜가 있는 자 지혜로”라는 슬로건 아래 ‘국어강습소’를 세우고 피 눈물 나게 지켰습니다. 이것이 바로 <조선학교>입니다.

1946년에는 500개가 넘는 학교를 세웠으나 현재는 유치원 41교, 초급부 53교, 중급부 34교, 고급부 10교, 대학교 1교 등 홋카이도부터 큐슈까지 일본 전국에 64교 139개 학교 학생 수 8천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본사회에서 우리의 민족성을 지켜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며 60만 재일동포 사회의 중심을 이루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조선학교>와 재일동포들은 일본인들의 차별과 탄압, 우익단체들의 끊임없는 협박과 물리적 폭력 속에서도 꿋꿋하게 잘 견디고 버티며 오늘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재일조선학교는 아직까지도 일본정부의 적대적인 자세와 제도적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 조선학교는 각종학교(자동차교습소, 학원)의 지위를 가지고 있어 통학권 할인 적용이 되지 않았습니다.(학교와 어머니회 등 동포들의 끈질긴 투쟁으로 94년에 시정)

– 스포츠대회(축구, 럭비 등)에 참가도 제한이 되었고(90년대에 단계적 해결)

– 일본학생지원기구와 조선장학회의 장학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 학교 기부금에 대한 세제상의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 교육 납세분에 걸 맞는 공적 조성금을 받지 못해 교육비를 스스로 마련해야 하고,

– 지자체에 의한 보조금 중지,

– 경제적 어려움으로 건물 내진화 공사지연, 교사월급 미지급,

– 북일 관계의 긴장이 고조 될 때마다 학교와 아이들에 대한 협박과 폭행사건(이지메, 치마저고리 칼질 사건 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비열한 것은, 2013년 2월 20일 일본의 문부과학성에서는 <조선학교>만 ‘고교무상화’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성령을 공포, 시행하였습니다. 일본 내에 있는 모든 외국인 학교, 같은 법적지위에 있는 인터네셔널 스쿨이나 한국학교 등에는 다 적용이 되는데 유일하게 <조선학교>만 배제한 것입니다. 정상화되지 못한 북일 관계와 납치문제, 연평도 포격사건 등을 이유로 들어 고교무상화라는 교육문제에 정치적, 외교적인 사항을 결부시켰습니다. 이에 조선학교 학생, 학부모, 교사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의 양심적인 단체와 개인들이 항의하며 지원하는 <‘고교무상화제도’로부터 조선학교 배제에 반대하는 연락회> <조선고등학생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등 을 결성하여 재일 조선인 문제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도쿄, 오사카, 아이찌, 히로시마, 큐슈에서는 학생과 학교 등이 원고가 되어 일본정부와 재판이 진행 중이고, 몇 년째 학부모와 학생들은 길거리로 나와 서명과 항의행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19년 10월 1일부터 일본 내 전체 유아보육 시설의 0.16%밖에 되지 않는 조선학교 유치원을 포함한 각종학교 외국인 유아시설 88개교를 유아교육, 보육 무상화제도에서 조차도 배제하며 차별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 중 재일조선유치원은 40개가 해당이 됩니다.

조선학교 학부모들은 납세의 의무를 다하고 있음에도 교육무상화라는 권리는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3살짜리 아이들에게조차 민족차별정책을 벌이고 있는 비열하고도 비열한 차별이고 탄압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동포들과 일본의 양심적인 시민사회 단체 등 일 똘똘 뭉쳐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싸우고 있습니다.

2.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의 소개와 재일조선학교와 함께하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 일본의 조선 식민통치와 박해 과정에서 일본에 살게 된 조선인들이 고국의 말과 문화를 이어가기 위해 만든 <조선학교>를 일본정부가 과거 식민지배를 반성하며, 지지하고 후원하지는 못 할망정 정상화되지 못한 북일관계를 이유로 청소년들을 차별하고 박해하는 것에 대해 동포차별에 대한 한국사회의 목소리를 모아 내고자 만든 모임입니다.

‘고교무상화 제외’등 일본 정부의 차별정책이 국제인권규약과 국제아동보호협약 등을 위반하는 심각한 인권유린, 민족차별이라는 점에 초점을 두고,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민족적 차별 중지’ ‘아동 및 청소년 인권 보호’ 등을 적극 제기하면서 일본정부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 압력 행사를 하며 일본과 한국사회 내 조선학교 지원 단체들과 연대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희총민주동문회, 교육희망네트워크, 농민의 길 (쌀생산자협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카톨릭농민회, 친환경농업인협회) 대안교육연대, 문화공간 온, 양심수후원회,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실천불교승가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전국여성연대,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지구촌동포연대 KIN, 통일로, (사)통일의길, 코리아국제평화포럼 KIPF, (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 한국진보연대, 6.15시민합창단 등 종교, 여성, 인권, 법조, 노동, 교육 등 각계각층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주된 활동은 ‘조선학교를 제대로 알리자!’라는 홍보사업과 ‘조선학교를 직접 가보자!’라는 방문사업을 중심으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 <조선학교 차별반대!, 고교, 유보무상화 적용!>을 요구하는 서명, 선언운동, 및 인증샷, 기자회견등 진행,

– 조선학교를 알리는 토론회, 영화상영, 초청강연 등 다양한 활동 진행,

– 조선학교 아이들을 지켜주고 함께하는 일본의 양심적인 분들과 연대,

– 직접 아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정기적인 방문과 일본의 문부과학성 항의면담 및 문부과학성 항의 금요행동에 연대

– 2014년 12월부터 매주 금요일 한국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작한 <조선학교 차별반대> 금요행동을 6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의 문학작품집 <꽃송이>를 재편집 구성하여 두 권의 책을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함께 하는 방법으로는 단체의 경우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에 가입해서 위 활동들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직접 가입이 아니더라도 알리고 연대하는 활동 들을 함께 해주시면 됩니다. 개인의 경우도 CMS회원이 되어 이들을 지지, 지원하는 활동들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우리 동포들과 학생들, <조선학교>에 깊은 관심을 가져 주시고 주변에 널리 알려 주시는 것입니다.

연락 02-723-0424 우리학교시민모임

우리학교시민모임 후원회원 가입 -> http://bit.ly/우리학교시민모임

후원 -> 신한은행 140-010-947137 우리학교시민모임

3. 재일조선학교 학생작품선집인 <꽃송이> 1,2권을 출판하였는데 이 책에 대한 소개와 구매를 하려면?

– <꽃송이>는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의 글 모음입니다.

그 첫 시작은 1978년 9월입니다. 재일동포들의 신문사인 <조선신보사>에서 초급부 3학년부터 고급부 3학년까지의 학생 글을 모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남의 땅에서 그나마 <조선학교>를 통하여 말은 배우고 있지만 글로 표현하는 것이 힘들어서 이런 현상모집을 하게 되었답니다. 해마다 일본 전역에서 1,000편 가까운 시와 작문이 응모된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작품을 심사하는 선생님들은 아이들 작품 하나 하나를 보는 내내 울면서 심사를 했다고 합니다. 이런 귀한 아이들의 작품들을 남쪽의 고향땅에 소개하기 위해 우리학교시민모임에서 재구성, 편집해서 책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2019년 <꽃송이> 1집 ‘우리는 조선학교 학생입니다’는 2014년부터 2018년 까지, 최근 5년 동안의 학생 응모작 입선 작품 중 52편을 골라 담았습니다. 조선학교 학생들의 일상생활과 조국통일의 꿈, 일본사회에서 가해지는 조선학교 차별과 거기에 맞서는 학생들의 용감한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읽어보면 말과 표기에 낯선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일제강점기 일본에 건너간 동포들의 말과, 북쪽의 영향을 받은 북녘말, 일상에서 쓰는 일본어가 정착된 말이 섞여 있어 그렇습니다. 이 낯설고 어색한 말과 표현들은 일본 땅에서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힘써 온 재일동포들의 노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학교, 수난의 역사, 차별의 역사, 우리는 조선학교 학생입니다, 일본정부에게 말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우리의 일상’ 등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고, 각 편마다 QR코드를 통해 우리 동포들의 노래도 들을 수 있습니다. 재일조선학생미술전에서 입상한 학생들의 작품과 아이들의 사진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2020년 <꽃송이> 2집 ‘우리는 떳떳한 조선사람입니다’는 <꽃송이>가 시작된 1978년부터 1989년까지의 초기의 작품들을 실었습니다. 그토록 그리던 고향땅으로 돌아가지 못한 동포들이 우리 말과 글을 지키고, 떳떳한 조선사람으로 살기 위해서 이역 땅에서 <조선학교>를 세우고 지켜나가기 위해서 노력했던 모습, 우리말과 문화를 지켜내고 세대를 이어 배우고 가르치는 모습, 그런 조선학교를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등 동포 1세들의 생활과 민족교육에 대한 열정이 절절히 담겨 있습니다. 자신들의 고향이자 조국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에도 가슴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80년 광주에서 벌어진 참혹한 학살에 그 누구보다 분노하고, 91년 남과 북 청년들의 만남이 성사 될 때에는 그 누구보다 더 설레어 합니다.

또한 조국 통일의 이음다리가 되려고 하는 학생들의 모습과 함께 세대를 넘어서 우리 학교를 지켜내기 위해서 치열하게 사셨던 동포들의 인터뷰도 담았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나는 떳떳한 조선 사람입니다, 우리 학교는 우리 고향이라네, 우리학교가 제일 좋아요, 우리 학교를 지키는 사람들, 나의 고향, 나의 조국, 우리의 소원은 통일, 대를 이어 떳떳한 조선 사람으로, 세대를 이어 이어 찬란하게 피는 꽃송이’ 등 40편의 작품과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집과 마찬가지로 노래와, 사진, 그림 등과 함께 학생시절에 응모한 작품속의 주인공을 만나 인터뷰한 영상도 QR코드를 통해 영상으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평화와 통일의 시대, 재일동포들이 지켜온 조선학교 학생들의 이야기가 남쪽 고향 땅에서 꽃송이처럼 활짝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꽃송이> 신청 -> http://bitly.kr/wooriflower2

4. 시민사회가 노력해서 인권과 존엄에 근거한 건강한 한일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지혜를 함께 나눈다면요?

– 제대로 된 과거역사를 청산하기 위한 한 일 시민단체 들의 노력은 여전히 진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은 우리민족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인류의 보편적인 인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그가 누구이던, 어디에 있던, 어떤 이유로던 차별을 받아서는 안됩니다. 조선학교와 재일동포들이 받고 있는 부당한 차별과 탄압에 대해 한일 시민단체가 힘찬 연대와 투쟁으로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와 더불어, 미래와 새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한일간의 공동 대중적 실천운동을 함께 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동 실천사업으로,

– 남과 북이 함께하는 동북아 평화를 위한 토론 및, 시민 종교단체들간의 교류운동 ( 예. 금강산 한일 평화포럼과 시민사회 교류모임)

– 문화를 매개로 하는 한일 교류운동

– 노래와 춤, 영상을 매개로 청소년 대학생 교류사업, 시민사회교류사업(예. 3분 영상으로 만드는 한일평화 영상 콘테스트 공모전 등)